[로맨스는 별책부록]제10화 가끔 오늘 같은 날이 있어

모든 책은 누군가를 향해 먼저 건네어지는 말들로 완성된다.
사람도 그렇다.
사람은 누군가에게 사랑받아서가 아니라,
누군가를 먼저 사랑함으로써 완성된다.
그렇기에 아름답다.

손이 잡히는 순간, 어째선지 은호 생각이 났다.
차가운 손을 덮혀주던 익숙한 온기가.
내 마음은 어디쯤 가 있는 걸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얼마 되지 않은 어느 날.
낡은 헌책방 구석에 하루 종일 숨어 있던 나를 은호가 기어이 찾아냈다.

어떻게 찾았냐는 물음에도 은호는 대답 없이 벅찬 숨을 고르며
눈물로 젖은 내 얼굴을 닦아주었다.
"다음에 네가 사라지고 싶을 땐, 내가 꼭 찾아낼게."
내 말에 은호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난 사라지지 않을 거야. 잠시 떠나더라도, 항상 누나 곁으로 돌아올 거야."

은호는 여행을 떠나면 꼭 엽서 한 통을 보내곤 했다.
바람이 좋아서, 해당화가 예뻐서, 비가 내려서, 파도가 눈부시게 부서져서...
'누나 생각이 났어. 그래서 보내.'
짧은 엽서는 항상 그렇게 끝을 맺었다.
살기 바빴던 내게 너의 그 말들은 둘도 없는 위로였는데...
내게 그 짧은 고백들을 써서 보낼 때, 그때의 넌 어땠을까. 외롭진 않았을까.

세상은 쉴 새 없이 변하고 있다.
그 세상에 속한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다.
어디로 흘러갈지, 어떻게 변화할지 모르기에
우리의 인생은 매 순간 놀라움으로 가득하다.

갑자기 바람 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
저기 있는 나무의 흔들림이 멈추는 것,
온 세상이 캄캄해졌다가 다시 환해지는 것,
찰나가 영원처럼 느껴지는 것,
함께 해 온 시간들이 그 영원 안애 담겨지는 것.
입맞춤이란 그런 거였다.

출처:http://program.tving.com/tvn/bonusbook/19/Board/View?b_seq=11

이종석, 이나영, 위하준, 정유진, 로맨스는 별책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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