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독일 집찾기 ①

정말... 집찾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경험해본 사람만 알겁니다.
지금 집을 찾고 있는 누군가.. 그 분 정말 힘내시라고 박카스라도 한병 사드리고 싶은 마음이네요 ^^;;😫
독일로 처음에 사전 답사를 갔을 때 다들 하는 말이 집찾기가 하늘에 별따기라고 하더군요. 
슈투트가르트의 지인 역시 주재원으로 회사에서 부동산 통해서 찾아주는 데도 3개월간 호텔 생활을 했다며 집 찾기는 너무 힘들다고 엄청 걱정해주었습니다. 

사실 이게 딜레마인게...
한국에서 독일 집을 미리 계약하고 입국하자 마자 들어갈 수 있으면 가장 좋겠지만..
집주인 입장에선 얼굴도 직접 못본 세입자를 들이는게 굉장히 위험부담이 크고..
게다가 들어오겠다는 세입자는 넘쳐흐르며..

우리역시 실물을 보지 않고 계약한다는 것도 참 어려운 일인데..
문제는 그렇다고 집도 준비 하지 않고 독일에 들어가서 호텔이나 민박 같은데서 지내면서 집을 찾는데 몇주 몇달이 될지 모를 상황에 3개월안에 해결 하지 못하면 다시 한국으로 들어와야만 하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애매한 상황이었습니다. 막상 가서 최악의 경우! 호텔 생활만 하다가 오게 될 상황이 될 수도 있으니 되도록이면 가기전에 집을 정하고 싶었습니다. 
어렵지만 도전해보기로!!

게다가 집이 정해지지 않으면 거주지 등록도 안되는데 거기서 부터 비자 신청은 물건너 갑니다! (워킹홀리데이 비자라면.. 좀 다를 수도 있습니다.) 
비자 신청의 첫걸음은 결국 집이 정해져야만 합니다.
단순히 살 수만 있으면 되는것도 아닌게 정확하게 집주인과 계약해서 계약서 받고 사인도 받고 집주인 확인 서류 까지 받아서 지역 암트 (동사무소같은곳)에서 등록까지 끝내야 드디어 비자 신청이 가능합니다.
(실제로 외국인청에 비자 신청 서류를 알려달라고 미리 몇 번이나 메일을 보냈지만  거주지 등록이 된 후에 알려주겠다고 연락이 왔었습니다.)

까다로운 점 또 한가지는 사는 사람 인원수에 따라서 집크기도 맞춰야한다는 점입니다.
우린 그나마 둘이라 다행인데, 아이가 있는 가족은 아이들 방까지 갖춰져 있지 않으면 거주지 등록도 안해준다는 얘기도 있습니다만 실제로 저희는 그런 경우는 생기지 않아서 정확히는 말하기가 어렵네요.
법으로 정한 크기라는게 있기 때문에 단칸방에 여러명이 같이 사는건 안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집주인들도 집을 내놓을 때 몇 명까지 라는 단서가 꼭 붙는게 일반적인데요.
어찌보면 합리적인데 없는 사람 입장에선 ... 참... 이 부분도 쉽지는 않네요^^

당황스러운 점 또 한가지는!!
집에 부엌.. 그러니까 싱크대를 들어가는 사람이 설치하고 나갈때 해체해서 가져가야한다는 희안한 시스템입니다. 
집에 따라서는 부엌도 들어가 있는 집이 있습니다만 만약 설치가 안되어 있다면..! 이사 나가는 전 세입자에게 중고로 가격을 쳐주고 사거나 직접 설치해야한다는 점입니다. 상상도 못했던 사실이었습니다.
싱크대를 소모품으로 보는 신선한 발상이랄까.. 😝

우리가 가려는 지역은 프랑크푸르트 아님 슈투트가르트인데 하필 독일에서도 집값높고 세입자 경쟁율 높은 곳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세입자 공고를 내면 경쟁율100:1까지도 갈수 있다고도 하네요. 독일인 친구 한명은  집구하기가 직장구하기보다 어렵다고도 이야기해주었습니다. 그만큼 경쟁이 심하다는 뜻이겠죠. 
한국처럼 먼저 가서 계약하는 사람이 임자 뭐 이런 시스템이 아니고 서류 내고 서류 통과하면 집주인 면접 들어가고 그리고 나서야 합격통보를 받을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이라고 하네요. 
참으로 당황스럽지 않을 수 없는 시스템이네요.... ㅡ,ㅡ;;

인의 강력 조언으로 사전 답사 전에 독일내 한국인들의 인터넷 커뮤니티를 주기적으로 아니 매일매일 눈이 빠져라 검색하고 메시지 날리고 고군분투한 결과!!
(독일유학하는 사람들은 모두 안다는 베를린리포트를 눈이 빠지게 매일 들여다 봤습니다. ^^)

말 기적적으로!! 몇 군데 미리 집을 볼 수 있는 곳을 수배해 두었습니다.
먼저 프랑크푸르트는 풀옵션에 모든 광열비&인터넷& TV 수신료까지 포함한 우리 예산에 딱 맞는 원룸이었습니다. 집주인은 한국 여자였는데 정말 이불이며 밥솥이며 모두 갖춰져 있었고 위치도 오버우어젤 역 5분거리.. 오버우어젤 자체가 약간 외곽이긴하나 동네도 조용하고 깨끗하며 어학교 가기도 어렵지 않은 참 좋은 위치였습니다.
테라스도 있고 비록 원룸이지만 화장실도 크고 욕조까지 갖춰져있는.. 부엌도 작지만 따로있는 그런 햇살 좋은 방이었으나...
결과적으로 세입자의 세입자가 되어야 한다는 조건이었습니다.

여기 독일어로는 운터미터 라는 건데 집주인과 직접적으로 계약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게 좀 위험할 수 있는 한가지 이유는 결국 진짜 독일인 집주인의 허락을 받지 못하면 거주지 등록을 할수가 없습니다.
그 한국 집주인과 이야기를 진지하게 나눠본 결과.. 거주지 등록 서류는 이집으로는 해줄수도 없다고 했습니다. 
이유인즉슨 진짜 독일집주인이랑 사이도 안좋다나 뭐 이런 이유였습니다.. 
다른 집도 가지고 있으니 다른 주소로 해주겠다고 하는데..
음....조건은 좋은데 단추 하나 잘못끼운거 마냥 나중에 진짜 집주인과 문제가 생기면 우린 꼼짝없이 나가야 한다는 인터넷 검색 결과. 이집은 결국 아쉽지만 패스하기로 했습니다.

다른 한 곳은 시내 한복판에 있는 좀 더 작은 원룸이었는데 여기도 거의 풀옵션이었지만 
집을 보여주기만 하고 그 후 연락은 없었고..
일본 지인의 권유로 일본인 부동산을 통해 시내 한복판의 여기도 아주 작은 원룸을 보긴 봤는데.. 옵션은 키친 정도... 

그러나 문제는 부동산을 통해서 들어가면 수수료가 만만치가 않습니다.
두 달치 월세에 세금 20프로가 중개수수료입니다.  참 싸지 않네요.^^;;; 

그래서 여기 사람들도 부동산 통해서 집을 빌리는 경우보다 직접 세입자 구하는 광고를 찾아서 집주인과 직접 연락해서 계약하는 경우가 많다고들 합니다.
결국 이집도 월세도 빠듯하고.. 수수료도 비싸고 집도 너무 좁아 여기도 패스!하기 했습니다. 


슈투트가르트는 정말 어렵게 한집을 수배했는데.. 전세입자는 한국인이고 집주인은 러시아사람인데..집 자체는 본 것 중에 가장 좋았습니다. 방도 두 개에 넓직한 부엌과 화장실. 남향집에 엘리베이터도 있고... 아파트 단지처럼 조성되어 있었는데 비교적 조용하고 깨끗한 분위기였습니다. 나무들도 많이 보이고.. 바로앞에 조깅할 수 있는 공원도 조성되어 있고요. 주차장도 넓직하니 여유있는 동네의 모습이었습니다.
집주인과도 만날 수 있었는데 사람도 좋아보였고 그 역시 우리를 마음에 들어했습니다만
문제는 시내에서 멀고 전철타고 버스를 타야하는 외곽인데다가 전 세입자의 부엌을 우리가 사야하는 조건이었습니다.
싱크대 값만 2000유로라는데.. 설치한지 얼마안된 꽤 깨끗하고 괜찮은 상태였지만 역시 부담이었고 그 외에 모든 살림을 사야하니 그 것 역시 만만치가 않았습니다.. 결국 여기도 아쉽지만 패스.. 하기로...

사전 답사로 집들을 보긴 했으나 결정된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일단 한국으로 돌아와서 끊임없이 검색에 검색을 하고 연락을 해본 결과 프랑크푸르트에 사는 한 한국인 여성분과 연락이 되었고 그분은 리모델링한 당신의 집을 빌려주고 싶다고 .. 마침 한국에 들어온다고 하여 명동에서 만나보기로 했습니다.
집은 너무 넓고 좋은데.. 문제는 월세가 비싸서 다른 한 사람을 더 들이라는 조건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쉐어하우스를 하겠다는 것이죠. (여기서는 이런 쉐어하우스를 WG 베게 라고들 합니다.) 아.. 이것 역시 우리로서는 받아들이기가 어려웠으므로 패스...


그러던 와중에 슈투트가르트에 꼭대기층 집을 내놓는 공고를 보고 거의 보자마자 빛의 속도로 연락을 했습니다!
만날수는 없으나 일단 카톡으로 음성통화를 하기로 했습니다.
남편은 독일인, 아내는 한국인인 국제 커플이었고 모든것이 풀옵션에 슈투트가르트 시내에서 아주 가까운.. 우리가 알아본 학교와도 가까운 그런 곳이었습니다.

우리역시 국제 커플이므로.. 말이 잘 통했고.. 비록 우리가 집을 직접 볼수는 없지만 지인이 대신 봐주기로 하고...
단지 흠이라면.. 이랄것도 없지만 엘리베이터 가 없는 독일식 5.5층에 지붕 바로 밑 다락방 같은 곳이었습니다.
뭐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운동도 되고 좋다면 좋은 점! ㅋ 맨 꼭대기 층이니 층간소음도 없을 테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요 ㅋㅋ
집세나 이런 것도 우리 예산과 딱 맞았고.. 결국 슈투트가르트에 있는 지인이 답사한 결과 집 상태도 괜찮고 집주인과의 의사소통도 잘 되었습니다.
정말 너무도 고맙게 우리가 입국하는 그날부터 집을 빌릴 수 있게 해주어서 호텔이나 민박 같은 곳에서 지내지 않아도 되었다는 좋은 결말을 얻었습니다. 

참 길고도 어려운 여정 끝에 좋은 결말을 내어서 기쁘지만...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기적 같았습니다.  가기 전에 집을 찾아 계약을 입국하는 그 날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지금 뒤돌아봐도 모든 것에 감사할 뿐입니다.

그러나 이런 기적 같은 일도 일어나지 않으란 법도 없으니 노력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해 볼 수 있는 건 다 해봐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럼 다음 편에서는 도움이 되었던 몇몇 집구하기 사이트 소개와 독일의 집을 구하는데 필요한 용어나 시스템에 대해 소개해 보겠습니다. 
혹시 궁금한 점이나 질문있으시면 답글로 남겨주세요~ 아는 한 답변해드리겠습니다.
그림도 없는 긴 글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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